대선이 끝나고 새로운 ‘좌파’ 정부가 들어선지 20여일이 지났다. 좌파는 승리에 도취되었다. 패전한 ‘우파’는 침울한 분위기다. 그래도 이제는 왜 우파가 대선에서 패배했을까, 대선이 우파에 주는 메시지는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생각할 때다.

사람들은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인한 탄핵정국과 민심이반, 보수정당의 갈등과 분당사태 등 여러 가지 이유를 댄다. 결국 ‘보수’라는 이념 자체는 문제가 없고 정치적 이유 때문에 선거에서 패배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런 진단은 납득하기 어렵다. 보수, 보수주의라는 이념자체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본다. 이번 대선이 보여준 메시지는 보수이념은 ‘진보’와 싸우기에 이제는 더 이상 적합한 게 아니라는 점이다 .

이제는 보수주의가 아니라 자유주의(애덤 스미스 칸트 미제스 하이에크 전통의 패러다임)로 전환해야 한다는 게 중요한 메시지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다. 첫째로 모든 이념은 그 바탕에 특정한 인간관을 전제하는데 보수주의가 기초하는 인간관이 이념수요자들에게 매력적이지 못하다. 변화를 싫어하는 인간이다. 새로운 일을 하기를 두려워하고 금전적 심리적 위험이 따르는 일을 싫어하는 인간이다.

단적으로 말해서 자유시장의 기초가 되는, 그리고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기업가정신은 보수적 기질과 거리가 멀다. 튀는 행동, 돌출행동은 ‘버릇없는 애’의 행동으로 취급하는 게 보수다. 영혼도 없고 매력 없는 인간을 전제하는 보수주의가 젊은 세대에게 호소력이 있는가? 젊고 발랄한 신세대에게 다가갈 수 없다.

둘째로 제 것 챙기는, 기득권을 보호하는 것이 보수주의 본질이다. 보수적 기질의 당연한 결과다. 제아무리 매력적인 가치를 가지고 보수주의를 포장한다고 해도 보수라는 말은 일반시민들, 젊은 층에게는 제 것을 보호하고 기득권을 사수한다는 의미, 그래서 매력이 없는, 혼과 얼이 없는 개념 그 이상이 아니다.

보주주의가 추구하는 가치가 자유주의 또는 자유시장이라고 주장하지만 보수의 탈을 쓴 자유주의 시장경제는 일반 시민들, 젊은 층에게는 가진 자의 자유이고 강자의 기득권을 보장하는 체제로 보일 뿐이다. 그들에게는 빈자와 갖지 않은 자를 보호하겠다고 주장하는 사회주의가 도덕적으로 우월한 것처럼 보인다.

보수주의를 표방하는 역대 대통령들도 사회주의의 도덕적 우월성을 인정했다. 예를 들면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바른정당의 유승민,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대선후보도 상생경제 경제민주화 사회적경제 등 좌파 프레임에 굴복하고 말았다. 이는 자유시장에 대한 좌파의 비판적 인식을 수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셋째는 보수는 독자적인 철학도, 사회이론도 없다. 그래서 이념적 수요자들에게 매력적인 비전도 제시할 수 없다. 오히려 이론을 싫어하고 경시하는 것이 보수의 특징이다.

그러니까 보수는 오로지 박정희 이승만 전 대통령의 치적에 몰두하면서 북한경제 사회주의경제 때리는 데만 열중했다. 물론 그런 일은 매우 중요하다. 적극적으로 보수의 매력적인 철학과 이론 그리고 비전의 개발이 훨씬 더 중요하다. 그러나 보수는 근본적으로 철학과 이론 그리고 비전을 개발할 수 있는 이념이 아니다. 보수라는 개념이 그런 것들을 개발할 수 있는 이념이 아니다.

자유시장과 자유의 제도가 오랫동안 존속되어 왔다는 이유에서 자유주의와 시장경제가 곧 보수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전통적 제도가 그것뿐인가! 자유주의자들에게는 오랫동안 존속되어 왔다는 사실 그 자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유시장과 자유의 제도가 그들의 이상에 상응하기 때문에 가치가 있는 것이다.

넷째로, 자유주의와 시장경제는 보수철학과 맞지도 않는다. 자유주의는 자생적 변화와 진화를 낙관적으로 수용하는 이념이다. 어떤 변화든 잘 소화하여 빈곤 실업 저성장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자유시장의 자생적 힘에 대한 확고한 철학적 사회이론적 인식 때문이다.

그러나 보수사상의 특징은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다. 자생적 힘을 믿지 않는다. 그러니까 보수주의는 국가에 의존한다. 보수는 통제되지 않은 시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보수는 변화를 수용할 때는 책임있고 도덕적 지혜로운 사람을 찾는다. 그런 인물이 변화를 감시 감독하면 보수주의는 안전과 만족을 느낀다. 철학과 이론이 없이 인물론이 보수의 전부다.

젊은 층과 빈곤층에게 매력적인 얼과 정신 그리고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자유주의야말로 우파가 좌파를 이길 수 있는 이념이라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그동안 성장해왔던 고전적 자유주의의 모든 네트워크를 해체시켜버렸다. 이제는 우파가 보수, 보수주의를 논하지 말고 자유, 자유주의를 말할 때다.

2017년 06월 01일

SHARE

1 COMMENT